에포케 (정지, 중지, 중단)
때로는 판단 보류가 도움이 된다.
에포케 에드문트 후설
뷰카VUCA는 변동성Voli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이니셜 조합이다.
성급하게 자신이 다 안다고 생각함은 심각한 오류의 근원이 된다. 이때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판단 보류를 함을 후설은 '에포케'라 했다. 그리스어로 '정지, 중지, 중단'을 의미한다.
눈앞에 사과가 있을때 사과의 존재가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그 사과는 객관적인 사실일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은, 실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즉 '주관적인 나의 의식 가운데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눈앞에 존재하는 사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과정이 바로 후설이 주장하는 '환원'의 사고 프로세스다.
A: '사과가 존재한다' 는 객관적 실체를 원인으로 해
B: '내가 그 사과를 보고 있다'는 주관적 인식을 결과로 하는 사고를 멈추고
C:'사과를 인식하고 있는 자신이 있다'는 주관적 인식을 원인으로
D: '사과가 그곳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관적 인식을 결과로 한다.
이 사고 프로세스는 결국 객관적 실체를 주관적 인식으로 환원하는 과정이다.
에포케를 앎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타자 이해의 어려움'을 깨닫게 해준다.
에포케는 "당신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걸 한 번 보류해 보십시오"라는 뜻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
서로 이해 못할 때, 자신이 보는 세상과 상대가 본 세상은 크게 다르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사회에서 자신이 보는 세계가 객관적인 사실이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믿는 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우리가 가진 객관적인 세계관은 애초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 세계관을 확신하지도 버리지도 않는, 이른바 어중간한 경과 조치로 일단 잠시 멈춰보는 중용의 자세가 바로 에포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