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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4편 4그러고는 갈등하는 자가 깊은 생각에 잠겨 땅바닥에 누웠는데 잠들었던 왕이 비명을 지르고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 풀발에서 잠들었는데 무서운 꿈이 나를 짓눌렸소. 꿈속에서 우리들이 팔짱을 끼고 같이 산책하는데 김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발치에서 진홍 카네이션들이 피어났고 우리들이 나누는 얘기가 독수리처럼 수정 같은 공중으로 솟았지만 나는 갑자기 흙과 풀밭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어요. 심장의 피가 엉겨 붙는 듯 살인자가 떨었지만 자신을 억제하며 부드럽게 친구를 손으로 잡았다. "오늘 낮에는 태양의 창이 뜨겁고도 무거우니 우리 높은 산에 올라서 마음을 식히도록 합시다. 그러자 그들은 올리브나무 숲과 광활한 포도원들을 지나고, 말들이 풀 뜯는 싱싱한 들판과 소들이 거니는 황무진를 지나..

책발췌 2026.10.28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4편 3 뱀 같은 남자가 독아를 드러내고 한참 웃다가 독침을 쏘았다. "옛 전설이 언젠가는 모두 진실로 나타나게 마련이라오, 친구여, 병아리콩 밭을 뒤져 병아리콩을 주워 먹다니, 용들은 사라지고 지금은 난쟁이들의 시대로군요! " 왕은 분노를 억지로 삼키고 말에게 채찍질을 했는데, 그는 가난과 몰락에 관한 얘기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곧 그들은 올리브나무 숲에 이르러 그늘로 들어가 불타는 들판 때문에 뜨거워진 머리와 눈을 식혔는데, 올해에는 올리브나무들이 축복을 받아 많은 열매를 맺어 왕이 기뻐 소리를 질렀으며, 올리브기름이 머릿속에 가득하고 마음속에도 기름이 가득하고, 기름 항아리들이 치솟고 기름 웅덩이에서 김이 나서 원유를 커다란 통에 쏟아 넣고 기름 항아리들은 기름이 묻어 번들거리며 기..

책발췌 2026.10.28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4편 2 "내가 밤새도록 그대들을 지키며 잠도 못 자고 망을 본 다음 팽팽한 술 부대와 곡식이나 황금을 담은 자루를 노새에 잔뜩 실어 내 병사들에게 걷거나 말을 타고 가서 적에게 전하라고 했으니 봉납하는 선물과 꿀은 선량한 웃음의 신에게 바치도록 하라. 나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내 재산을 아끼지 않았노라! 이제 내 살진 가축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송아지들을 골라 웃음의 제단에서 죽인 다음, 지상의 행복을 지키느라고 아버지처럼 밤낮으로 망을 본 왕의 건강을 위해 내 백성으로 하여금 술잔치를 벌이도록 하라. 그리고 기쁜 소식을 들어 보라. 나의 충성스러운 원로들이여. 내일 모든 젊은 남자들의 기술을 겨루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우리들의 손님, 영광된 구원자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어야 하니 그들더러 몸..

책발췌 2026.10.28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4편 1 어두운 밤이 치렁치렁한 회색 머리를 흔들고 천천히 몸을 낡은 상아빛 초승달을 집어 들었으며, 하얀 새끼 양들처럼 별들이 거품을 일으키는 파도 위에서 소금을 뜯어 먹었고, 아직 밤이 지배하기는 해도 꿈에서 태양을 보았기 때문에 검정 수탉이 날개를 치고 일어나 어둠 속에서 울었다. 수탉은 왕궁의 커다란 소나무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날개를 반쯤 올리고 낮은 가지에서 퍼덕거렸다. 늙은 메넬라오스는 옛 동지의 사자 같은 체취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해서 두려움과 기쁨 속에서 새벽녁에도 눈을 그냥 뜬 채 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동들 녁에 붉은 닭이 울려고 묵직한 날개를 치켜들 무렵 늙은 왕은 번개불처럼 갑자기 잠이 들었으며 바람이 심할 때 꽃이 만발한 나무 밑에 누운 사람이 그의 무릎..

책발췌 2026.10.27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3편 4/4 영근 저녁 햇살에 몸을 말리고 난 다음 마침내오디세우스는 일어나 도금양 숲으로 들어가서 암돼지처럼 젖이길게 늘어진 오만한 여신에게 혼자 기도를 드렸다."나는 더러운 사타구니도 닦았고 욕구도 채웠으며 이제는잠자리를 같이 했던 인간 처녀로 그대를 생각하기 때문에나약한 소년처럼 그대 발치에 엎드리지는 않겠나이다.그러나 그대가 아직도 세상을 다스린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그래서 부탁을 드리는데, 오늘 나하고 같이 가서 내 목적을 이룩하고아름다운 헬레네를 납치하려는 계획이 성공을 거두어배를 타고 떠나도록 내 피에 폭풍을 불어넣으소서, 발가벗은 여신이여."오, 도금양의 여인이여, 그대는 생각이 다른 곳에 있었기에아직 만족하지 못한 작은 입술로 교활하게 미소를 짓고는눈이 반달 같은 여인이 머..

책발췌 2026.10.26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3편 3/4 일찍 동틀 녘에 두 친구가 들판을 걸어갔는데동쪽 구름은 장밋빛이 감돌고 밭들은 황금빛 곡식으로 덮였으며잎사귀마다 햇빛을 받은 나무처럼 빛이 쏟아져 나왔다.깊은 침묵 속에서 두 친구는 터벅거리며 들판을 내려갔고한 사람은 부드럽고 붉은 장밋빛 속에서 헬레네가초승달처럼 떠올라 낮인데도 햇빛을 가려 버리는 기분을 느졌고두 번째 친구는 전차를 찾느라고 동분서주 뛰어다녔다.죽음처럼 컴컴한 속에서 잠시 후에 그들은 농가의 불빛을 보았고가까이 가서 살피니 노예들과 마당이 아직 잠들었고외양간에서 노인 한 사람만이 말들을 돌봐 주었고마당에는 청동을 씌운 멋진 전차가 번찍번적 빛났다.숨을 죽이고 그들은 밤짐승처럼 몰래 다가갔고,그들이 덤벼들자 노인은 그들의 이글거리는 눈에서무자비한 목적을 읽고는 뜨..

책발췌 2026.10.26

오디세이아 카잔차키스

제1권 제3편 2/4 "해적의 배가 다시 한 번 나를 납치해 가면 좋으련만!"한편 다섯 선원은 같은 별을 쳐다보며곰팡이가 핀 오래된 고기와 시커먼 밀빵을 먹고구리 병에 들어 있던 달콤하면서도 얼얼한 포도주를 마셨다.그들은 지극한 기쁨을 느끼며 성찬을 들었고그들의 육신과 영혼이 단단히 결합하여 힘차게 뿌리를 내리고텅 빈 뼈 속에 남자다운 골수가 꽉 차는 기분을 느꼈다.식사를 끝내고 물을 마시려던 그들은 양가죽 자루마다포도주가 잔뜩 담겼지만 물이 하나도 없음을 알고는 한참 웃었다.뱃머리에 기대고 누워 피리쟁이는 갈증이 가시고 두뇌가 식으라고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한 음악을 연주했고,그러자 선장이 입은 닦고는 기뼈하며 소리쳤다."배가 어디로 가건 무슨 상관인가? 노를 젓게나, 친구들아!파도가 굽이치는 바다의 한..

카테고리 없음 2026.10.26

오디세이아 칸잔차키스

제1권 제3편 1/4넓은 바다에서 노를 당기는 털투성이 손을 어루만져 식혀 주려고, 신이 부드러운 비를 대지로 내려 보냈다.모두들 말없이 사랑하는 섬 쪽으로 얼굴을 돌렸고, 야생 백리향의 향기가 산비탈을 타고 내려왔고,포도 덩굴과 익어 가는 곡식의 냄새가 그들의 이성을 질식시켰고, 산의 자고들이 물을 마시러 내려왔고,빛나는 모든 골짜기는 잠시 후에 새가 빽빽거리는 소리로 요란했다.그러나 마침내 꽂을 벗어나니 노래를 부르는 여인들의 달콤한 소리가장미꽃으로 환한 동굴에서 종처럼 울려 나왔는데,그들이 노래하자 바닷가 전체가 파도를 쳐다보며슬픈 추억에 휩싸인 짝 잃은 과부처림 통곡했다.그러자 묵묵 대장이 거친 손으로 눈을 가리고는가슴을 두근거리며 저 멀리 바위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젊은 시절에 언젠가 처음 ..

카테고리 없음 2026.10.26

카잔차키스 오디세이아

제1권 제2편 2/2 오디세우스는 바닷가에 서서, 붉은 돛에 남풍을 가득 받고 내닫는 배를 지켜보았다.신부를 찾으러 달려가는 아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고뒤에서는 아버지의 시체가 무덤 속에서 썩어 가는 것을 느끼며 신랑과 시체의 한가운데 서게 된 그는이제 삶이 지극히 짤막한 섬광처럼 여겨져 전율했다.그가 돌아서서 둘러보니 길은 하나같이 좁아 보였고 타향 땅 바닷가에서 그가 창을 휘두를 때 잉태되었던새로운 처녀 총각들, 낯선 세대가 나와 돌아다녔으며그의 섬은 나무처럼 철따라 저절로 꽃피고 열매를 맺었다. 해가 기울었지만 대지에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듯 산 위에서는 태양의 빛이 느릿느릿 시간을 끌었다.돌로 쌓은 나지막한 성벽 위에 앉아 늙은 사람들이지팡이로 턱을 괴고, 우선 말뜻을 신중히 따져 보고 ..

책발췌 2026.10.19

카잔차키스 오디세이아

제1권 제2편 1/2이튿날 밤 거대한 청동 성문이 닫히고 노예와 가축들이 잠든 다음 오디세우스는 불가에 앉아 그가 겪은 갖가지 고생을 천천히 오랫동안 얘기했다.페넬로페는 아테나의 그림이 담긴 화려한 망토를 지으며, 굽이치는 파도 위에다 검은 배를 한 척, 그리고 자락을 따라 유명한 남편의 고뇌와 역경을 수놓을 생각이었다.오디세우스는 손을 입에다 대고 생각에 잠겼으며,그의 마음속에서는 바다가, 장미빛이 감도는 머나먼 바다가 시끄러운 울음과 웃음과 기쁨과 불타는 탑들이 치밀었고 목구명이 꽉 메어 그는 얼른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바다에 휩쓸린 추억의 담청색 뚜껑문이 왈칵 열렸는데,누구를 먼저 회상하고 누구는 어둠 속으로 던저 버려야 하는가?사랑하는 친구들의 희미한 모습이 깊은 마음속으로 몰려들었다.우리들이 ..

카테고리 없음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