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창작글 33

애완견 담비의 수술

애완견 담비의 수술 "이대로 두면 한 달 정도 살고, 수술하면 건강한 애 기준으로 반반입니다." 수의사가 우리 집 강아지 담비를 보고 검사 전에 병을 예견해 한 말이다. 담비는 말티즈 소형견이고 14살이다. 망설일 필요 없이 결론은 금세 났다. 10%의 가능성이라도 수술은 해야 한다. 최근 일주일 동안 생리의 양이 너무 많았다. 여느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이번 주에 잦아들지 않으면 다음 주에 동물병원에 데려갈 작정이었다. 아내가 외출하며 이상하다고 빨리 병원에 데려 가보라고 했다. 이런 건 여자의 촉이 나와는 다른 모양이었다. 수의사는 보자마자 증상이 생리현상처럼 나타났지만 암처럼 말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CT검사 결과 자궁 축농증이란 병이었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지 사전 검사를 했다..

수영과 놀이

난 물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잠영 땐 수압으로 느낌이 시원하다. 어머니 뱃속 양수에서 유영하다 태어났기에 물에의 친밀감이 무의식에 각인 돼 있는지 모른다. 수영 영법엔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이 있다. 각 영법엔 맞는 동작을 익혀야 한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난 배영이 제일 힘들다.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물 잡기가 어렵다. 통나무를 손으로 밀듯이 팔 전체로 물을 잡아 밀어야 한다. 시골 내(川)에서 개헤엄으로 수영했다. 독학으로 터득했다. 장마때 세차게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반대편 바위에 도착하는 수놈들의 갯기도 있었다. 수영을 잘 못하기에 머리를 물에 처박아 숨참고 가야 했다. 반대편에 도달 못하면 떠내려 간다. 목숨 걸어야 한다. 위험한 모험은 도전이다. 발차기는 평형 팔 돌리기는 자유형 ..

토정비결과 바넘효과

바넘 효과 (Barnum effect)란 말이 있다. 사람들이 일반적인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경향이다. 종교, 점성술, 성격 검사, 새해마다 보는 토정비결, 오늘의 운세 등을 자신의 신념이나 실천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이에 해당된다. 조선 후기 정초에 토정비결의 괘(卦)로 한 해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토정비결은 8괘(하늘, 땅, 물, 불, 산, 연못, 천둥, 바람)를 사용한다. 하늘과 땅을 조합(중복 허락)하면 6개 생기는데 이를 육효(爻)라고 부른다. 각 효의 변수를 세개로 본다. 토정비결은 144 (=8X6X3) 개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나이, 출생 월·일·시를 숫자로 따지고 주역의 음양설에 근거해 1년의 신수를 본다. 토정비결은 미신이자 점술서란 견해와..

영남 알프스 가을 여행

산악회 영남 알프스 가을 여행 산악회 총무가 전화를 했다. 부부 동반 가을 여행을 함께 가잔다. 아내에게 물어보고 답을 주기로 했다. 몇 년 전에 강릉 괘방산 부부 동반 산행을 하였었다. 함께 갔던 동기 부인들과 아내는 약간의 친분이 있었다. 그땐 당일치기였다. 하산 후 대방어 회를 배불리 먹은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엔 영남 알프스 9봉 하나인 천황산 트레킹 후 하산해 1박 하는 일정이었다. 가을 여행을 기획 중이던 총무가 지방 단체장인 동기에게 전화해 심적 부담을 살짝 준 걸 만찬 때 알았다. 9봉은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으로 고도는 1,000m~12,000m이다. 그 중에서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천황산포함),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철인3종 하프대회 완주하다--고성아이언맨70.3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철인3종 하프대회 완주하다 여름 오후의 땡볕은 따가웠다. 피니쉬 라인을 들어섰을 때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이나 환호도 없었다. 칩을 수영 중 잃어버려 기록 누락으로 내 이름이 모니터에 떠지 않았다. 그냥 담담한 기분이었다. 헐떡이는 숨가픔이나 주저앉고 싶은 힘듬도 없었다. 6월 19일 일요일에 열리는 고성아이언맨70.3 대회참가를 위해 하루 전에 하남미사에서 새벽같이 출발했다. 좀 망설이는 아내를 꼬셔 함께 갔다. 땡볕에서 언제 들어오나 하고 기다리는 지루하고 무료함을 다른 철인대회 때 경험했기에 가는 걸 주저한 느낌이었다. 오후 2시 쯤 경남 고성에 도착했다. 대회가 열리는 고성 당항포에서 고개하나 넘으면 내 고향 진전면이다. 배둔 당항포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어 관광지로 개발됐다..

제주도 여행과 산신령 여인

5박6일 제주도 여행 (5/6/22~5/11/22) 핸드폰이 울렸다. 노xx 교수님이었다. 제주도 여행이 가능한 지 물었다. 연구년이고 다른 특별한 스케줄도 없어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오xx 교수님도 시간 나는지 물어 보라고 했다. 함께 갈 수 있다기에 우선 왕복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화분에 심어 놓은 토마토, 가지, 오이 등에 매일 물 주는 일이 걱정 됐지만 아내에게 부탁했다. 텃밭의 상추, 미나리, 부추, 적겨자, 치커리, 쌈케일 등의 재배에 정성이 필요함을 느끼길 은연중에 기대했다. 노교수님이 탈 제주행 t-way항공 좌석 티켓이 남아 있어 같은 비행기로 갈 수 있었다. 집에서 한시간 반 정도 전철을 타고 가니 두 분은 김포공항에 이미 와 있었다. 보딩 브리지(boarding bridge)로 바로..

여주 이포보 라이딩

오늘은 독립군(혼자 자전거 탐)으로 나섰다. 독립군은 시간과 장소 구애 받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시에 알람 맞춰 놓았지만 졸음과 게으름이 날 이겼다. 집에서 출발할 때 시간은 6:45. 헐거워진 드레일러를 고치니 바뀌에 힘이 잘 전달되는 거 같았다. 오늘 목적지는 이포보. 전 주에 하남철인 일부 멤버가 갔다온 장소다. 나의 버킷 리스트인 철인3종경기 하프코스가 열리는 장소이기에 가 보고도 싶었다. 이포보 다리 위의 달걀 모양 구조물도 독특해 보였다. 선동 야구장 앞 자도에서 두 사람이 날 추월했다. 속도를 보니 따라 갈 만했다. 둑방길 자도에서 드래프트 하면서 따라갔다. 나중에 보니 그 두 사람도 서로 모르는 사이었다. 팔당대교 내리막길 철탑 근처서 경찰차가 사고 조사를 하고 있었..

양수 분원리 자전거 라이딩

아침에 눈을 뜨니 5:30. 요즘 일찍 눈은 뜨지지만 침대에서 나오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게으런 탓인지 기력이 달리는 것인지. 덥기 전에 일단 양수역까지 서둘러 갔다 오자고 나섰다. 선동 나들목 시작부터 페달링이 버겁다. 출발하니 욕심이 살짝 생겨 양평이나 신원역까지 가려고 했지만 그냥 양수역까지 갔다 오기로 작정한다. 일단의 젊은이 잔차 그룹이 빠른 속도로 날 앞질러 간다. 난 내 나이 핑계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양수 봄까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밴드를 보니 밤새 읽지 않은 내용이 많다. 장거리 먹방 라이딩 가자는 등 양수 분원리를 돌자는 글도 있다. 내 도착 10분전에 올라온 사진은 현재 앉아있는 봄까페. 사진 속 등장인물은 부 회장, 선감독, 이노씨, 진수씨. 양수 분원리 라이딩 그..

마법의 하남

마법의 하남 '2015년 3월 어느 날 세찬 회오리바람이 ”휘리릭“ 불었다.' 도로시를 동화 같은 나라로 갑자기 날려 보냈듯이 회오리바람이 날 미사강변도시로 데려왔다. 동화와는 전혀 색다른 장소였다. 그 당시 이 신도시엔 몇 동의 아파트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이날 미사에 새 집 지을 땅을 마련하며 하남 생활의 첫 단추가 채워졌다. 희망과 설렘을 가슴에 품고 청정 하남으로의 항해 깃발이 오른 해였다. 이로 인해 내 인생의 새로운 모험과 여행이 시작됐다. 일산 생활 17년의 안락함으로 삶의 활력을 점점 잃어 갔다. 모든 생활이 익숙하니 오히려 단조로워졌다. 복잡한 일도 숙달되면 일상이 된다. 덩달아 삶도 지루해져 싫증을 느낀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적당한 긴장과 가끔 자극이 필요하다. 편안함은 호기..

설악 그란폰도 코스 라이딩

5월 24일 토요일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약속 시간은 5:20분이지만 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거의 한 시간 일찍 일어난 셈이다. 하남철인클럽회원 9명이 5시 40분 쯤에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봉고차와 승용차에 자전거를 거치하고 출발했다. 날씨는 약간 흐렸지만 상큼했다. 7시 30분에 상남면(해발 390m)에 도착해 자전거복으로 갈아 입고 8시 쯤 라이딩을 시작했다. 이날 예정된 설악 그란폰도 대회가 취소 되는 바람에 대회 참가를 신청한 회원들이 그 코스를 따라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클럽 회장님과 전화 통화 중에 자체 라이딩 계획이 있음을 나중에 알았다. 라이딩을 함께 가자고 살짝 꼬셨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에 결정을 못하고 좀 망설여졌다. 아침 저녁으로 아내 출퇴근 기사 노릇해야 한다고 핑계를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