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하지 않은 사람에게 세상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회초리를 휘두른다.
어떤 사람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으면 주위 사람들은 그의 기색을 살피게 된다.
길거리에서, 친구의 거실에서, 방관자들은 그를 흘낏거린다.
구경꾼들이 나타내는 반감이 경멸이나 저항감 같은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그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의 다정한 얼굴과 마찬가지로 대중의 찌푸린 얼굴에는 달리 깊은 이유가 없다.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신문에서 보여 주는 방향에 따라 이런저런 표정을 지었다가 할 뿐이다.
그렇긴 해도 대중의 불만은 의회나 대학의 불만보다 훨씬 무섭다.
세상을 알고 굳은 의지를 지닌 사람이라면 교양 있는 계층의 분노는 쉽게 견딜만하다.
교양있는 삶의 분노는 품위있고 조심스럽다.
그들 자신이 상처받기 쉽기에 그만큼 분노도 소심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그들의 여성적인 분노에 대중의 격분이 가세할 때에는,
무지하고 가난한 자들이 들고 일어날 때에는,
사회의 밑바닥에 깔려 있던 무지몽매한 야수 같은 힘이 으러렁거릴 때는 다르다.
신과 같은 초연한 태도로 그런 현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소한 일로 넘기려면 넓은 아량과 종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