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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구축

책속의지혜 2020. 2. 26. 19:41

이분법을 넘어서라

 

탈구축 자크 데리다

 

탈구축은 이항대립의 구조를 무너뜨린다는 뜻이다.

 

서양철학은 선악, 주관객관, 신과악마 등 우열 구조를 전제로 발전해 왔다. 탈구축에서는 이런 우열 구조 자체가 갖는 모순성을 밝힘으로써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한다.

 

다양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당연히 '획일성'과 '전체주의'를 비판한다.

 

'다양성과 획일성', '다양성과 전체주의'라는 이항대립이 있어서 후자는 전자보다 열등한 이미지로 대치된다.

 

이 명제를 탈구축하면 어떻게 될까?

 

'다양성이 중요하다',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주장 자체가 애당초 획일적이고 전체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성립된다. 다양성이란 모든 사고관을 인정해야 한다. 획일성과 전체주의 주장 또한 인정 받아야 한다. 이것을 인정하면 다양성이 반드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돼 원래 명제와 모순된다.

 

반증 사실을 가지고 반론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주장하는 논고의 '내부적 모순'을 공략함으로써 반론하는 방법이다.

 

상대의 힘을 이용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합기도 같은 비판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탈구축을 도구로 사용하는 법

A,B 테제가 있는데 어떤 이가 A를 주장한다.

가장 강력한 방법은

"애초에 A냐 B냐 하는 문제 설정 자체가 이상하다"라고 지적한다. 상대의 논의 개요나 질문 전제를 처음부터 무너뜨린다.

 

1. 사르트르가 내세운 '새로운가 낡았는가'하는

이항대립에 '서양은 진화하고 그 외는미개하고 열등하다'는 설정 자체가 틀렸다.

 

2. 사르트르는 마르크스주의자였다.

변증법적 역사관, 즉 '역사가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역사 발전은 모든 사회와 문명이 발전이라는 척도로 '앞서가는' '뒤쳐지는' 두 사회문명으로 나뉜다.

이 사고는 일방적으로 유럽의 가치관을 강요해 비교하는 것일뿐이라는 게 레비스트로스가 내세웠던 비판의 골자다.

 

레비스트로스는 사르트르의 제시는 발전과 미개의 이항대립이며, 사람은 주체적으로 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사르트르의 앙가주망) 역사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르트르가 제안한 '발전과 미개'라는 이항대립 구조 자체에 유럽의 오만함이 드러나 있다고 비판했다.

 

이항대립 구조는 매우 편리해서 기업 경영이나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정리할 때도 자주 사용된다. 이런 설정은 사고의 폭을 제약한다.

 

이항대립의 틀 자체를 완전히 바꿔 환골탈퇴하는 '탈구축'을 생각해 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