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발췌

털없는 원숭이(The naked Ape)

책속의지혜 2018. 8. 29. 16:14

 

 

털없는 원숭이(The naked Ape)

       저자:  데이먼즈 모리스

 

인간의 편견이란 잠자는 거인을 깨우며

 

다윈이 진화론을 제창한 이후 1세기 동안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인간 조상의 화석들이 많이 발견 됐기에, 대다수 사람들은 우리가 영장류 진화의 중요한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할 준비가 돼 있을거라고 난 생각했다.

 

난 사람들이 자신의 동물적 특성을 자세히 바라보고 거기서 교훈을 얻을 준비가 돼 있을 줄 알았다. 이 책의 목적이 그것이었지만, 내가 더 큰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 곧 분명해졌다.

 

죽음에 대한 얘기는 얼마든지 언급할 준비가 돼 있으면서 생명에 대한 얘기를 꺼리는 건 야릇한 노릇이었다.

 

난 종교적.성적 금기를 깨뜨렸을 뿐 아니라, 인류가 선천적인 강력한 충동에 지배 받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인간을 짐승처럼 만들었다라는 비난을 받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학습이나 후천적인 조건으로 결정된다는 주장은 수많은 현대 심리학 이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인류가 잔인한 동물적 본능에 사로잡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위험한 생각을 내가 제창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동물적 충동을 타고 났다는 내 주장이 인간을 경멸적인 의미에서 짐승처럼만들 이유는 전혀 없었다.

 

동물학자로서 도시 주민의 행동을 연구하다 보면 연상되는 게 있다. 비좁은 거처에 옹색하게 살고 있는 도시 주민들은 정글의 야생동물이 아니라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을 연상시켰다. 도시는 콘크리트 정글이 아니라 인간 동물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과학기술의 편리함과 현대 생활의 흥분을 즐기면서 동시에 원시적인 명령에도 복종할 수 있는 건 인류라는 종이 갖고 있는 창의력 덕분이다. 이것이 우리가 성공을 거둔 비결이었고, 운이 좋으면 이 창의력 덕분에 앞으로도 우리는 점점 위험해지는 진화의 줄타기를 계속 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고찰

 

오늘날 지구상에는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이 살고 있다. 그 가운데 192종은 온몸이 털로 덮여 있고, 단 한 가지 별종이 있으니, 이른바, ‘호모사피엔스라 자처하는 털 없는 원숭이가 그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아주 박식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털 없는 원숭이고, 숭고한 본능을 새로 얻었지만 옛날부터 갖고 있던 세속적 본능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기본적 문제에 부닥쳤을 때, 털 없는 원숭이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그의 반응은 다른 원숭이나 유인원의 반응과 얼마나 비슷한가? 털 없는 원숭이는 어떤 점에서 독특하고, 그 독특함은 그가 걸어온 특별한 진화의 역사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기원

 

조상 유인원은 비좁아진 숲속의 요새를 고수하든가, 아니면 성서에 쓰진대로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살아남은 유일한 유인원털 없는 원숭이의 조상은 숲을 떠나, 이미 오래전부터 땅 위에서의 삶에 효율적으로 적응한 동물특성들을 모조리 벗어던질  털 없는 원숭이에게 강렬하고 극적인 일련의 진화가 100만 전부터 시작됐다.

사냥감을 밥는 솜씨를 늘릴 필요성이 커지자 더욱 똑바로 서게 되고,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다. 사냥하는 유인원, 동물을 죽이는 유인원이 형성되고 있었다. 다음 단계는 연장을 사용하는 동물에서 연장을 만드는 동물로 진화했다.

 

털 없는 원숭이에게 사냥 전리품을 갖고 돌아올 수 있는 곳, 암컷과 새끼들이 수컷을 기다리고 먹이를 분배할 수 있는 거주지가 필요했다. 이리하여 텃세권을 가진 원숭이가 됐다. 어것은 짝을 짓고 새끼를 키우는 방식과 사회 유형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는 가정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것 들, 식량 창고, 인공적인 피난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털 없는 원숭이는 초식에서 육식 동물로 바꿨다. 이런 식은 중대한 변화는 이중인격을 가진 동물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다. 막대한 진화 에너지를 갖고 새롭게 주어진 역할 속으로 힘차게 뛰어 든다. 그 과정이 급격하기에 옛날의 특성을 버릴 여유도 없다. 서둘러 새 옷을 입느라, 낡은 옷을 모조리 벗어 던질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털 없는 원숭이의 신체구조와 생활방식은 숲속 생활에 적합하게 조정됐는데, 느닷없이(진화론 관점에선 돌연히)무기를 가진 영리한 늑대처럼 굴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 속으로 내던져진 것이다.

 

벼룩은 전형적인 육식동물처럼 일정한 기지를 갖고 있는 동물에게만 붙어 살 수 있는 기생충이다.

 

억센 근육이 아니라 두뇌로 전투에서 이겨야 했기에 털 없는 원숭이는 지능을 크게 높이려 극적인 진화를 거쳐야 했다.

 

태아 시절의 수많은 특징이 사냥하는 원숭이의 새로운 역할에 귀중한 자질일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그 원숭이가 찾고 있던 돌파구였다. 단 한 번의 유태보존으로 그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두뇌를 얻을 수 있었고, 그 두뇌와 어울리는 몸도 가질 수 있었다.

 

고등 육식동물은 먹이를 찾는 행위(사냥하고 죽이는 행동)먹는 행동을 구별한다. 이 두 행동은 서로 별개의 계통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았고, 두 계통의 상호의존관계는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먹이를 찾아서 먹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사낭하는 원숭이는 동료들과 의사 소통하고 협동하고자 하는 욕구를 늘려야 햇다. 얼굴 표정과 발성은 더욱 복잡해져야 했다. 새로운 무기를 가졌기에 사회집단 내부의 공격행위를 금지하는 강력한 신호를 개발해야 했다. 한편 고정된 기지를 지켜야했기에 경쟁 집단의 구성원들에게는 더욱 강력한 반응을 개발해야 했다. 새로운 생활방삭의 요구에 따라, 그는 집단 내의 주력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게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는데 좋다는 걸 깨달아야 했다.

 

문화 발전은 우리에게 과학 기술의 진보를 가져다주었지만 이게 우리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자질과 충돌할 경우에는 항상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곤 했다. 우리가 사냥하는 원숭이 시절에 이미 내버린 근본적인 행동양식들은 우리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 뚜렷이 남아 있어, 아무리 고상한 일이라도, 잘 살펴보면 그 밑바닥에는 영장류의 행동양식이 깔려있다.

 

우리의 세속적 행위들, 먹고 싸우고 짝짓고 새끼를 기르는 행위들의 조직화가 오로지 문화적 수단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쯤은 그것을 좀더 잘 통제할 수 있어야 할 테고, 과학기술의 진보가 제시하는 별난 요구사항에 맞춰 이쪽이나 저쪽으로 자유롭게 바꿨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우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우린 우리의 동물적 본성에 계속 굴복해 왔고, 우리 몸속에서 꿈툴거리는 복합적인 짐승의 존재를 암암리에 인정해왔다. 그걸 바꾸려면 수백만 년의 세월과 또 그만큼의 자연도태라는 유전학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게 솔직한 태도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진 우리 문명은 우리가 동물로서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욕구와 충돌하거나 그 욕구를 억누르지 말아야만 화려하게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일이 틀어져서 인간 사회가 와르르 무너지거나 기능을 잃어버린 사례는 너무 많다.

 

직립 원숭이, 사냥하는 원숭이, 무기 든 원숭이, 텃세권 가진 원숭이, 유태보존하는 원숭이, 영리한 원숭이,.... 혈통은 영장류지만 육식동물의 생활방식을 채택한 털 없는 원숭이는 세계를 정복할 준비를 갖추고 그곳에 서 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실험적 단계에 있었고, 새로운 모델은 결함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문화적 진보가 유전학적 진보보다 앞선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의 유전자는 문화적 진보를 따라잡지 못한 채 저만치 뒤에 꾸물거리고, 그는 끊임없이 그 사실을 상기할 것이다. 그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냈지만, 아직도 속마음은 털 없는 원숭이이기 때문이다.

 

2. 짝짓기

 

짝짓기 단계는 두려움과 작극적인 공격 및 성적 매력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며, 자신이 없어 머뭇거리며 불안정한 행동을 보인다. 성적 신호에는 복잡한 얼굴 표정, 몸의 자세, 발성이 포함된다. 발성에는 말이라는 특수하고 상징적인 음성 신호가 포함되지만, 이성에게 보이는 특유한 어조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의 성행위 방식이 우리의 생존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우리의 성적 행동은 다른 영장류의 성적행동과 어떻게 다른가?

 

털 없는 원숭이는 분명 모든 영장류 중에 가장 성적인 동물이다.

생존을 위해 사냥해야 했다.

사냥꾼으로서 열등한 몸을 벌충하려 우수한 두뇌를 가져야 했다.

두뇌를 키우고 교육시키려 어린 시절을 연장해야 했다.

수컷이 사냥 때 집에서 암컷은 새끼를 키워야 했다.

수컷은 사냥때 서로 협력해야 했다.

사냥에 성공하려면 똑바로 서서 무기를 손에 들어야 했다.

 

털 없는 원숭이가 사냥을 떠날 때 암컷이 그에게 정절을 지키리라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암컷은 한 마리의 수컷하고만 짝을 짓는 경향을 개발했다. 사냥 때 힘이 약한 수컷의 협력을 얻으려면 그런 수컷들은 암컷들을 더욱 균둥하게 나눠 가져야 했다. 서열적인 조직체는 보다 민주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제적인 면이 줄어들었다.

 

새로운 형태의 암수관계를 만들어내기에 이르지만 ,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보완책이 필요했다. 그 관계는 적어도 새끼를 기르는 지루한 과정이 끝날 때까지 지속돼야 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랑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사랑을 유지하는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법은 암수의 성행위를 좀더 복잡하고 더욱 보람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섹스를 더욱 섹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성행위 자체도 정교해졌다. 쓰다듬고 문지르고 누르고 애무하는 행위는 어떤 영장류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이 나타나고, 정도도 훨씬 심하다.

 

입술과 귓불, 젖꼭지, 젖가슴과 생식기처럼 분화한 신체기관에는 말초신경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어 성적 자극에 극도로 민감하다.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귓불이 충혈돼 부풀어 오르고 자극에 극도로 민감해진다. 이는 성감대를 만드는 것과 관계가 있다. 코의 양쪽 옆에는 해면체의 발기성 조직이 있어 성적으로 흥분하면 그 부위에 피가 몰려 코가 커지고 콧구멍이 팽창한다.

 

우리는 영장류로서 어떤 영장류보다도 복잡하고 잘 발달한 얼굴 근육을 갖고 있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누동자는 팽창하고 눈 표면도 번들거린다. 노출된 점액질 입술은 뚜렷하고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됐다. 입술은 주위 피부와 뒤섞이지 않고 고정된 경계선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입술은 시각 신호를 보내는 중요한 장치가 됐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입술은 부풀어 오르고 붉어진다.

오늘날 여자의 앞모습에서 반구형의 엉덩이와 생식기의 선홍빛 음순을 흉내 냈을 가능성이 있는 신체기관을 찾아 볼 수 있는가? 여자의 젖가슴과 입술이다. 볼록 솟아오른 반구형의 젖가슴은 통통한 엉덩이의 복사파이고, 뚜렷한 윤곽을 가진 입 주위의 입술은 틀림없이 선홍빛 음순의 복사판이다.

 

중요한 시각 신호 이외에 냄새 자극도 성적인 역할을 한다. 짝짓기 과정의 일부사랑에 빠지는 단계는 짝의 특수한 체취에 집착하는 일종의 후각적 각인을 수반한다는 의견도 있다.

 

사춘기 전에는 달콤하고 과일 맛이 나는 냄새를 좋아하지만, 성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하면 꽃 향기나 기름진 냄새, 또는 사향 냄새를 좋아하게 된다. 어른이 되면 사향이 공기 속에 800만분의 1만 섞여 있어도 그 냄새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한다. 아포그린샘은 수많은 신체 부위에 부포돼 있지만, 특히 겨드랑이와 성기 부위에 집중돼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아포그린샘을 75%나 더 가지고 있다.

 

여자가 느끼는 오르가즘의 존재가 교미에 유리한 점은 다음 두가지다.

하나는 오르가즘이 큰 보상이기에 여자도 그걸 느끼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한 쌍의 남녀관계를 강화하고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오르가즘이 임신할 가능성을 상당히 높여 준다.

 

여자의 오르가즘이 생리적으로 남자의 오르가즘과 거의 같은 유형을 갖는다는 사실은 진화론적 의미에서 의사 남성적반응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남녀는 이성에 속하는 자질을 신체구조 속에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

 

오늘날의 인류는 성적으로 가장 복잡한 털 없는 원숭이다. 인간은 강한 성욕과 갖가지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한 쌍의 암수관계를 이루는 동물이다. 인간은 조상인 영장류에게서 물려 받은 유산과 육식동물의 갖가지 특성이 뒤섞인 동물이다.

 

숲속에 살면서 열매나 따 먹던 단순한 동물이 협동을 필요로 하는 사냥꾼으로 변모하면서 두뇌가 커졌고, 이 커진 두뇌는 기술 발전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도끼시대는 이제 우주시대가 됐다. 이같은 겉치레와 휘황찬란한 화려함을 얻은 것이 인류의 성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가 정답이다. 근본적인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기에는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현대 도시생활의 그럴듯한 겉모습 뒤에는 옛날과 똑같은 털 없는 원숭이가 도사리고 있다. ‘사냥하는 원숭이일하는원숭이로, ‘사냥터회사, ‘소굴가정으로, ‘한 쌍의 암수관계결혼으로, ‘아내로 바꿨지만 본질은 똑같다.

 

공중도덕이란 짙은 색의 니스를 말끔히 닦아내면, 오늘날의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는 선사시대의 유물에서 얻은 증거와 기본적으로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문명의 사회적 구조가 동물의 생물학적 구조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동물의 생물학적 본질이 문명의 사회적 구조를 만들었다.

한 쌍의 남녀관계가 외도 때문에 마찰을 일으킨다면, 그보다 덜 해로운 대용품을 차자아야 한다. 해결책은 넓은 의미에서 엿보기 취미다. 이는 다른 사람이 성교 모습을 엿봄으로써 성적 흥분을 얻는 걸 의미하지만, 논리적으로 성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남의 성행위에 관심을 갖는 것도 엿보기 취미에 포함시킬 수 있다. 남의 성행위를 복, 성행위에 대한 글을 읽고, 성행위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모든 TV, 라디오, 영화, 연극 및 소설이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에 관여한다. 잡지와 신문, 그리고 일반적인 대화도 여기에 상당히 이바지 한다.

 

엿보기 취미는 거대한 산업이 됐다. 성행위를 엿보는 사람은 실제로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은 다른 사람이 해준다. 엿볼거리를 마련해주는 특수 부류의 대리인배우와 여배우는 구애하고 결혼한 다음, 새로운 역할로 다시 태어나 다시 구애하고 결혼한다. 엿보기 취미를 만족시켜주는 상품은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늘어났다.

 

엿 보기 취미를 통해 한 쌍의 남녀관계를 위협하지 않고도 성적 호기심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

 

03기르기

가르치고 모방하는 탁월한 능력

 

인간 여자의 젖가슴은 어머니 역할이 아니라 주로 성적 기능에 적합한 모양을 갖고 있는 양 보인다.

 

우린 고통스러우면 몸을 흔든다. 기분이 어수선할 때 우린 일어나 발을 앞뒤로 흔든다. 만찬 뒤에 간단한 연설을 하는 사람이나 강연자가 몸을 좌우로 흔들 때 그가 흔드는 속도는 심장박동수와 비슷하다. 근 불안하기에 마음을 달래 줄 몸짓을 한다. 그는 어머니의 자궁속에 잇을 때 친숙한 그 박자에 따라 몸을 움직인다.

 

10대 청소년은 우상을 보면 새된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즐거워한다. 그런 행동은 더 이상 도움을 청하는 울부짖음이 아니라, 성적인 우상에 대해 자기도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다른 청중에게 알려주는 신호다. 비명은 우상이 들으라고 지르는게 아니라 같은 청중인 다른 소녀들에게 들려주려 지른다.

 

미소는 웃음보다 더 분화된 반응이다. 웃음이 울음의 부차적 형태이듯, 미소는 웃음의 부차적 형태다. 미소는 얼핏 보기에 덜 격렬한 웃음의 일종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강도 높은 미소는 우리 인간이 인사할 때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신호가 됐다. 누군가에 미소 지어 인사하면 우리가 우호적이란 걸 안다.

 

모든 사회적 접촉은 아무리 우호적 상황에서도 가벼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만나는 순간 상대편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는 미지수다. 미소와 웃음은 둘 다 이런 두려움이 존재한다는 걸 나타내는 동시에 두려움이 매력이나 승인 같은 감정과 결합했다는 걸 보여준다. 웃음이 강도 높게 발전하면 언제드니 너를 더욱 놀라게 해주겠다는 신호, 즉 위험과 안전이 공존하는 상황을 더욱 철저히 이용하겠다는 신호가 된다. 반면에 강도가 낮은 웃음인 미소가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발전하면 그것은 상황이 그런 식으로 확대되지 않을 거라는 신호다. 서로 마주보며 미소짓는 행위는 그들이 서로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매력도 느끼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울음으로 부모의 관심을 끌고 어머니에게 매달려야 하지만 우리에겐 붙잡을 털이 없다. 우릴 안아준 어머니에게 보답하고, 우리 곁에 계속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이 나게 할 신뢰가 바로 미소다.

 

몇 달이 지나면 아기에게 공격성이 나타난다. 아기는 고르지 못하고 불규칙적인 비명과 팔다리로 난폭하게 차고 때리는 동작으로 공격성을 표현한다. 울음은 아직도 두려움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공격성은 아직 순수한 공격으로 성숙하지 못했다. 순수한 공격은 나중에 아기가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육체적 능력을 완전히 알게 된 뒤에 나타난다. 눈은 상대방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눈썹은 아래로 내려와 험상궂은 표정을 짓는다. 아기는 마침내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른이 됐을 때 하는 일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를 모방하여 배운 것에 바탕을 둔다. 이런 행동이 추상적이고 고상한 도덕률의 원칙과 일치하기에 우린 특별한 행동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어린 시절에 부모를 모방하면서 우리 몸에 깊이 배어든, 그리고 오래전에 잊혀진인상에 복종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가 관습과 믿음을 바꾸기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조심스럽게 감추고 있는 본능적 충동과 아울러) 이런 인상에 무조건 복종하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객관적인 지성에 바탕을 둔 자극적이고 합리적인 새로운 생각에 맞닥뜨려도, 사회는 여전히 옛날의 습관과 편견을 고수할 것이다. 어린 시절에 조상의 축적된 경험을 단숨에 흡수하는 압지단계를 거치는 한, 이건 우리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십자가다. 조상들의 귀중한 발견과 더불어 조상의 편견도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한다.

 

우린 왕성한 호기심과 강렬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모방적 성향에 반발함으로써 균형을 이룬다. 어떤 문화가 모방의 노예가 돼 지나치게 완고해지거나 탐구욕이 지나쳐 너무 대담하고 무분별해질 때에만 그 문화는 휘청거린다. 모방과 호기심, 노예처럼 무조건 모방하는 태도와 점진적이고 합리적인 실험이 차츰 완벽한 균형을 이뤄가는 사회는 운 좋은 사회다.

 

모험심

새것 좋아하기와 싫어하기

 

원숭이와 유인원 중에서도 털 없는 원숭이는 가장 뛰어난 기회주의자다. 나이 들어도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간직하고, 때로는 이게 더 강해지기도 한다. 우린 결코 조사를 멈추지 않는다. 이것만 알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그걸 만족하지 않는다.

우린 어떤 질문에 대답하면, 그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낳는다. 이건 우리 인류의 가장 위대한 생존 기술이 됐다.

 

아무 무기가 없는 포유류는 한시도 경계태세를 늦춰서는 안된다. 그런 포유류는 위험신호와 탈출로를 알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행동권을 샅샅이 알아둬야 한다. 전문가가 경쟁자를 앞지르기 위해 극단적으로 전문화했다면 유전자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수밖에 없었을테고, 따라서 위기가 닥쳐왔을 때 이 변화를 재빨리 역전시킬 수 없을 것이다.

 

기회주의자는 항상 살기가 고달프지만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해도 거기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다. 몽구스의 먹이인 쥐와 생쥐를 빼앗으면, 몰구스는 새알과 뱀으로 주식을 바꿀 만하다. 원숭이가 과일과 견과류를 먹지 못하면 나무뿌리와 새싹을 먹게 된다.

 

원숭이와 유인원은 모든 비전문가들 중에서 가장 기회주의자적이다. 그 집단은 비전문화의 전문가가 됐다. 털 없는 원숭이는 가장 뛰어난 기회주의자다. 이건 털 없는 원숭이의 유태보존적 진화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측면이다.

 

어린이는 새것을 좋아하는 충동이 너무 강하기에 부모가 억제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아이의 호기심을 감독할 수 있을지라도, 결코 그걸 억누를 수 없다. 어른 들은 아이가 야생동물처럼 군다고 걱정한다. 사실은 그 반대다. 다 자란 야생동물들은 새끼들의 탐험을 억제하려 애쓰고, 사람과 비슷한 보수주의의 아늑함에 안주한다. 우리에겐 다행히도 어린 시절의 창의성과 호기심을 그대로 간직한 어른이 많다. 이것이 인류가 계속 진보하고 팽창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침팬지와 어린이가 초기에 그린 그림은 의사 전달과는 관계가 없다. 그건 발견과 창조의 행위, 시각예술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가의 시험행위였다. 신호를 보내는 그림이 아니라 행위예술이었다. 어떤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보상이고 놀이를 위한 놀이였다. 곧 어른의 오락으로 변한다.

 

사회적 의사 전달이 그걸 접수하고, 원래의 창의성은 사라진다.

 

극단적으로 사회적 접촉을 꺼리는 경우를 관찰하면 가장 극단적이고 특유한 형태의 반탐험적 행동을 목격할 수 있다. 지나치게 내향적인 사람은 사회적으로 비활동적일 수 있지만 육체적으로 결코 비활동적이 아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되풀이되는 틀에 박힌 행동에 열중한다.

 

몇시간이고 몸을 흔들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근육을 실룩거리고, 몸을 조였다가 푸는 동작을 되풀이한다. 엄지손가락이나 몸의 다른 부위를 빨거나 자기 몸을 쿡쿡 찌르거나 꼬집고 이상한 얼굴 표정을 짓거나 작은 물건을 율동적으로 두드리거나 굴리기도 한다.

 

이 동작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중요한 신체적 표현 형태가 된다. 그들은 주위 환경에 심한 위협을 느낀다. 그래서 사회적 접촉을 갖기가 두렵고 불가능하기에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해 거기에 익숙해짐으로써 위안과 자신감을 얻으려 애쓴다. 한 가지 행동을 율동적으로 되풀이하면 그 행동은 익숙해지고 따라서 안전해짐을 느낀다. 지나치게 내향적 인간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대신에 그가 잘 알고 있는 몇 가지 행동에만 집착한다. 그에게는 모험을 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란 속담은 모험을 하지 않으면 잃는 것도 없다로 바뀐다.

 

많은 행동양식이 심장고동과 같은 박자로 이뤄지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는 행동양식도 끊임없는 반복으로 익숙해지면 마음을 달래주는역할을 한다. 사회적 발달이 늦은 사람은 낯선 방에 들어가면 그 틀에 박힌 행동이 더 심해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환경이 새로워지면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더욱 강해지고 이를 상쇄하려 마음을 달래주는 장치가 더 필요해진다. 틀에 박힌 행동은 되풀이되면 될수록 인위적으로 만든 어머니의 심장박동과 비슷해진다. 그게 주는 친밀감은 점점 늘어나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중요한 전화가 오길 기다리는 경영자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거나 북을 치듯 손바닥으로 박자를 맞춘다. 병원 대기실에서 진찰을 기다리는 여자는 손가락으로 핸드백을 쥐었다 폈다 한다. 어린이는 곤란한 입장에 빠지면 몸을 좌우로 흔든다.

 

싸움

공격의 목표가  파괴가 아닌  지배라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비슷하다공격이 너무 멀리서  이뤄지고 집단이 협동정신으로 똘똘  뭉쳐있기에, 싸움에  가담하는  사람은 원래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없게 돼 버렸다이 불행한  발전이 인류를  파멸시키는  원인이 돼  인류의  급속한  멸종으로 이어질 지  모른다.

 

동물은 계급  사회에서 우위확보를 위해 싸우며 특정 지역의 텃세권  확보  때문에 싸운다. 우리 영장류에겐 이미 계급제도가 있었다. 이건 영장류의 기본적 생활방식이다. 영장류 집단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일정한 영역을 확립할만큼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원숭이와 유인원은 엄격히 확립된 사회계급제도가 있어 우세한 수컷이 집단을 통솔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우두머리에게 종속 정도에 따라 줄서기 한다. 우두머리가 늙거나 쇠약해져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없으면 젊고 용감한 수컷이 우두머리를 몰아낸다.

 

집단은 항상 함께 있기에 우두머리는 폭군으로서의 역할을 끊임없이 수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그 공동체에서 가장 영양 상태가 좋고 가장 깔끔하게 몸손질이 돼 있으며, 성적으로도 가장 매력적인 원숭이다.

 

성적 행동과 마찬가지로 영장류의 전형적 사회제도도 새로 획득한 육식동물의 역할에 걸맞게 수정돼야 했다. 털 없는 원숭이 집단은 텃세권을 가진 동물이 돼야 했다. 집단은 정해진 지역을 지켜야 했고, 상호 협력이 필요한 사냥의 성격 때문에 이 지역 장어는 집단적으로 이뤄져야 했다. 집단 내부의 영장류 집단의 독재적인 계급제도를 상당히 수정해, 사냥때 힘이 약한 구성원의 완전한 협력을 확보해야 했다. 이 계급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수 없었다. 결단을 내려야 할때는 좀더 힘이 강한 구성원과 최고 지도자가 있는 온건한 계급제도가 필요했다.

 

성장 기간이 길기에 우린 한 쌍의 남녀가 짝을 이루는 가족제도를 채택했고, 남자는 이제 가장으로서 전체 개체군의 기지 안에 있는 자신의 집을 제각기 방어하게 됐다.

 

우리에겐 세 가지의 기본적인 공격 형태가 있다.

우리의 공격성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공격에는 어떠한 행동양식이 뒤따르는가?

우린 남을 어떻게 위협하는가?

 

 

자율신경계는 길항작용으로 균형을 이루는 두 개의 하부 조직, 교감(격렬한 활동에 대비해 몸을 조율), 부교감 신경계(자제심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일)가 있다.

교감 신경계가 활동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순환계 전체가 심한 영향을 받는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액이 피부와 내장에서 근육과 두뇌로 옮아간다. 혈압이 높아지고, 적혈구 생산 속도가 급속히 빨라진다. 피 응고 시간이 줄어든다. 음식을 소화하고 저장 과정이 중단된다. 타액분비가 억제된다. 위 운동과 위액 분비, 창자의 연동 운동은 모두 금지된다. 직장과 방광은 정상적 상황과 달리 쉽게 배설물을 내보내지 않는다.

 

저장돼 있던 탄수화물이 간에서 쏟아져 나와 피를 당으로 가득 채운다. 호흡활동이 급격히 늘어난다. 숨은 더욱 빨라지고 거칠어진다. 털이 곤두서고 땀이 솟는다.

 

피부를 창백하게 만들거나 시뻘겋게 만드는 순환계 장애는 얼굴이나 엉덩이에 노출된 피부가 늘어나면서 하나의 신호로 발전했다. 입을 딱 벌리고 하품을 하거나 쉿 소릴 내는 호흡기 장애는 끙끙거리거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비롯한 많은 공격적 발성으로 발전했다. 이게 소리에 의한 모든 의사 전달 체계의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호흡기 장애몸 부풀리기, 털이 곤두서는 현상(볏과 갈기, 술 모양의 털 같은 특수한 신체기관을 발달시킴)

 

공격성이 촉발됐을 때 땀 흘리는 형상도 냄새 신호의 원천이 됐다.

 

이 모든 바전은 동물의 의사 전달 체계를 풍부히 해줬고, 그들이 기분을 표현하는 언어는 더욱 섬세해지고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게 됐다. 이건 공격성이 촉발된 동물의 위협적인 행동을 보다 정확히 읽을 수 있게해준다.

 

전반적 흥분은 진화과정에서 적을 적을 위협하는 특수한 자세로 바뀌었다.공격 의도를 나타내는 움직임의 형식은 일정하고 두려움을 나타내는 뒤틀림과 흔들림의 움직임은 율동적인 틀을 만들었다.

 

우린 많은 동물에게서 의례적인 위협 동작과 전투적인 춤을 목격한다. 싸움에 참여하는 동물은 특유의 과장된 몸짓으로 상대편 주위를 빙빙 돈다. 그들의 몸은 뻣뻣하게 긴장해 있다. 어깨를 낮추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좌우로 흔들거나 부르르 떨거나 일정한 걸음걸이로 오락가락할 수 있다.

공격의도를 나타내는 이 모든 움직임은 중요한 의사 전달 신호로 작용하는 동시에 자율신경계의 신호와 효과적으로 결합해, 공격성이 어느 정도로 자극받았으며 공격하려는 충도오가 달아나려는 충동 사이의 균형이 어떤 상태에 있는 지 적에게 정확히 알려준다.

 

공격하려는 충동과 달아나려는 충동 사이에서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동물은 이따금 이상야릇하고 엉뚱한 행동을 보인다.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느닷없이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전형적인 위협 자세를 취하는 틈틈이 제 몸을 발톱으로 긁거나 혀로 핥는 경우도 있다.

 

기능적 관점에서 그런 전이활동은 귀중한 위협 신호를 발전시키는 또 하나의 원천이 된다는 점이다.

 

패배자가 백기를 드는 방법은

우세한 동물을 행동으로 진정 시킨다.

꼼작도 하지 않는 무저항 자세를 취한다. 공격자에게 등을 보인다. 공격 당하기 쉬운 부위를 적에게 내민다.

 

2. 상대편에게 반대되는 자극을 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새끼가 먹이를 달라고 애원하는 자세를 취한다.--암컷이 수컷에게 공격을 받을 때 사용한다. 수컷은 실제로 암컷에게 먹이를 토해준다. 이것은 많은 동물이 구애할 때 짝에게 먹이를 갖다주는 행동의 토대가 된다.

 

비공격적 반응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힘이 약한 동물이 아컷의 성교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털을 손질해 주거나 털을 손질 받고 싶은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얼굴이 창백해지는 건 교감신경계의 활동으로 일어나는 변화다. 교감신경계는 행동 개시를 명령하는 신경계이기에 상대편의 창백해진 얼글을 가볍게 다루지 말아야 한다. 반면에 얼굴이 붉어지는 건 그보다 덜 걱정스럽다. 이는 부교감신경계가 균형 유지를 위해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신호다. 얼굴이 붉어진 사람은 심한 갈등을 Rur고 있어 공격 충동이 억눌려 있지만, 얼굴이 창백해진 사람은 당장 달래주거나 훨씬 더 강력한 위협 신호로 반겨을 가하지 않으면 느닷없이 당신을 공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주먹을 흔드는 것도 물리적인 효과가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를 낳는다. 무생물을 공격해 박살을 내버린다. 아내가 꽃병을 내동댕이 쳐 부순다. 침팬지나 고릴라가 나뭇가지나 풀을 잡아 뜯고 후려갈기고 내던지면서 화풀이를 한다.

 

혀를 내밀거나 빰을 부풀리거나 코에 엄지손가락을 대고 다른 손가락을 펴서 흔들거나 이목구비를 과장되게 찡그리는 표정은 우리의 위협 신호다. 공격 의도를 표현하는 몸짓은 일정한 양식을 갖춘 다양한 출전의 춤으로 다듬어졌다. 집단의 춤은 강력한 적개심을 불러일으켜 공동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맡게 됐다.

 

문화적 신호

군인 경례는 강타를 날리기 위해 팔을 들어올리는 신호의 변형이다. 주먹을 쥐지 않고 손가락 끝이 상대편을 가리키지 않고 모자를 가리킨다. 이는 모자를 벗는 행위의 수정 양식이고 모자를 벗는 건 원래 몸의 높이를 낮추는 절차의 일부였다.

 

영장류의 웅크리는 자세에서 허리를 굽히는 동작이 유래한 것도 흥미롭다. 여기서 중요한 특징은 눈 높이를 낮추는 거다.

 

정말로 공격적인 사람만이 꽤 오랫동안 누군가를 뚫어지게 바라볼 수 있다. 배우가 무대에 서면 수많은 관객이 그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많은 사람의 위협적인 응시는 보다 근본적인 위험이다.

 

안경과 선글라스를 쓰면 응시의 효과를 인위적으로 그리고 부수적으로 강화하기에 얼굴이 좀더 공격적으로 변한다. 안경 쓴 사람이 쳐다보면 우린 더욱 강렬한 시선을 느낀다.

 

남의 시선을 피하거나 남을 응시하지 않으려 취하는 좀더 격렬한 형태의 행동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팔을 구부려 그 속에 얼굴을 파묻는 것이다. 눈을 감는 행동도 시선을 차단하는데 낯선 사람과 마주 보며 얘기할 때 으레 되풀이해 눈을 감는 사람도 있다. 눈을 깜박거리는 건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이런 경우 마치 눈을 깜박거릴 때 눈을 감는 순간이 길게 연장 된 것 같다.

 

시선은 강력한 위협 효과를 갖고 있기에 동물들이 자위 수단으로 눈알 모양의 무늬를 발달시켰다. 나방은 날개에 적을 놀래킬 눈알 모양의 무늬가 있다.

 

자동차 설계자는 헤드라이트를 눈알 모양으로 만들고, 보닛 앞부분 선은 눈살을 찌푸린 험상궂은 얼굴 모양으로 조각해 보다 공격적인 인상을 주게 한다.

 

어른이 어린애 같은 행동을 보이는 건 특히 구애할 때 흔히 볼 수 있다. 연애 하는 남녀는 유아용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짝에게 다정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유아어는 보모다운 보호본능을 자극해 공격적인 또는 무서운 감정을 억눌러 준다. 새는 짝에게 먹이를 갖다주는 행동양식으로 발전했듯이 우리 인간의 구애단계에서 서로 음식을 먹여주는 행동이 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상대편의 입에 맛있는 음식을 넣어 주거나 초코릿 선물을 하는 노력은 연애 때 뿐이다.

 

남학생이 벌 받을 때 엉덩이를 내미는 자세를 취하고, 우세한 수컷이 어덩이에 올라 타고 치골을 움직이는 행위는 회초리를 규칙적으로 내리치는 행위로 바뀌었다. 빨개지는 엉덩이는 영장류 암컷이 완전히 발정했을 때 엉덩이가 홍조를 띠는 걸 생생하게 상기시켜 준다.

 

낯선 사람을 만날 때는 겉으로 아무리 상냥한 척해도 한 꺼풀만 벗기면 그 밑엔 은밀한 두려움과 공격성이 숨어 있다.

 

만찬회나 소규모의 사교적 모임에서 악수나 미소로 서로의 공격성을 달래는 의식이 끝나면 당장 전이활동을 위한 담배나 술 등 가벼운 음식이 나온다. 연극이나 영화 같은 대규모 오락에서는 일부러 중간에 막간을 둬 관객이 좋아하는 전이활동에 탐닉할 수 있게 한다.

 

겉보기에 지배적인 사람이 실제로 사소한 전이활동을 많이 보이고 있다면 이것은 그 자리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이 그의 공식 지위를 어떤 식으로든 위협하고 있다는걸 의미한다.

 

종교라는 이상한 행동양식

 

행동과학적 의미에서 종교활동은 많은 사람이 한데 모여 지배적인 존재를 달래기 위해 오랫동안 복종의 몸짓을 되풀이하는 행동이다. 지배적 존재는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점에서는 똑같다. 지배적 존재는 때로 다른 동물의 형태를 가지며 그 동물을 이상적으로 변형시킨 형태일 수도 있다.

 

우리 인간 중에 좀더 추상적인 존재가 돼 단순히 높으신 분같은 불린다. 여러 복종을 나타내는 행위가 성공하면 지배적인 존재를 달랠 수 있다. 이 지배자는 이라 불린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신을 만들었는가? 서로 협력하는 사냥꾼으로 발전하기 전에 원숭이나 유인원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사회집단을 이루고 살았다. 그 사회를 지배하는 수컷 한 마리는 집단의 우두머리고 군주이기에 집단의 구성원은 그를 달래주지 않으면 안 된다. 집단 구성원들의 생활은 지배적인 원숭이나 유인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는 만능의 역할을 맡고 있기에 신같은 지위를 얻는다.

 

나중엔 힘없는 털 없는 원숭이에게 권력을 양도 했기에 절대적 권력을 휘두를 수 없게 된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사회체제에는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하나의 공백을 남겼다. 원숭이 시절의 배경 때문에 집단을 통제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필요해졌고, 우리 조상들은 신을 창조함으로써 그 빈자리를 메웠다. 창조딘 신의 영향력은 집단 지도자의 제한된 영향력을 보완해주는 힘으로 작용가능해졌다.

 

종교가 성공한 게 놀랍게 여겨지지만 종교가 갖는 막강한 영향력은 전능하고 지배적인 집단 우두머리에게 복종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경향, 원숭이나 유인원 조상에게서 직접 물려받은 생물학적 성향의 힘이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할 뿐이다.

 

우리가 죽으면 저승에서 마침내 신을 만나게 된다는 기묘한 부산물을 낳았다. 저승에서 신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은 온갖 장례 풍습이 생겼다. 전지전능한 신을 만나려면 충분한 준비를 해야하며, 복잡한 매장 의식을 거행해야 한다.

우린 종교를 수용할 수 없을때마다 때때로 조용히 난폭하게 종요를 거부하지만 종교는 금새 새로운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우린 무언가 믿어야 한다. 오직 공통된 믿음만이 우릴 굳게 단결시키고 통제해주기 때문이다. 허례허식을 제거하면 심각한 문화적 공백이 생길 테고, 종교의 가르침은 깊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지나치게 낭비적이고 터무니없는 신앙은 공동체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경직된 행동양식으로 우리를 몰아넣을 수 있다.

 

우린 영리하고 탐구적인 동물이다. 이런 사실과 관련된 믿음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유익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지식을 얻는 게 옳다는 믿음, 수많은 형태의 미학적 현상을 창조하고 감상하는 게 옳다는 믿음,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경험을 넓고 깊게 하는 게 옳다는 믿음은 이제 급속도로 우리 시대의 종교가 돼가고 있다.

 

경함과 인식은 다소 추상적인 신이다. 무지와 어리석음은 그 신을 화나게 할 것이다. 우리 학교는 종교적 훈련장이고, 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 극장, 연주회장, 체육관은 우리의 공동 예배 장소이다. 집에서는 책과 신문, 잡지,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예배를 드린다. 어떤 의미에서 우린 아직도 내세를 믿고 있다.

 

창조적인 작업을 했을 때, 우리는 그 작업을 통해 죽은 뒤에도 계속 살아 남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이 느낌도 창조적인 작업이 주는 보상의 일부다.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이 종교도 위험 요소를 갖고 있지만, 어짜피 종교를 가져야 한다면 이게 우리 인간의 독특한 생물학적 자질에 가장 적합한 종교인 것 같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종교를 채택하고 있는 건 인류가 곧 전멸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에 대항해 우릴 위로해주는 낙관론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가족 단위 영역이 가진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다른 가족의 영역과 쉽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모양과 전체적 겉모습이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특징을 가져야 하고, 그래서 거기에 살고 있는 가족의 개성이 배여 있는 소유지가 돼야 한다. 주택이나 아파트의 내부도 장식품이나 골동품, 개인 소지품으로 가득 채워 개성적으로 꾸며 주거지에 독특한 특징을 부여한다.

 

사람은 자기소유의 장소만이 아니라 자기자신도 방어해야 한다. 그는 사회적 지위를 유지해야 하고 가능하면 더 높여야 한다.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집단 내의 다른 구성원들과의 협조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곳이야말로 미묘한 복종과 공격 신호가 총동원되는 분야다.

어떤 집단이 협동관계를 유지하려면 옷차림과 행동이 서로 비슷해야 하고, 실제로 응집력을 가진 집단을 보면 이런 점에서 상당히 비슷하다. 유사성의 테두리안에는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옷차림과 습관의 사소한 차이 자체는 전혀 의미가 없지만, 계급제도 안에서 지위를 얻고 그걸 지키기 위한 수단과 관련될 때는 너무나 중요하다.

 

거대한 도시 공동체에선 날마다 수많은 낯선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서열을 정하는 건 우리가 타고난 경향이지만, 그 많은 사람과 개인적 우열관계를 맺는 건 불가능하다. 우린 낯선 사람을 지배하지도 그들에게 지배받지도 않은 채, 그들이 우리 옆을 스쳐 지나 가도록 내버려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동체는 수많은 몸뚱이들이 우글거리는 거대한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맞물리고 겹치는 수많은 부족 집단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관계를 이뤄 나가고 있다. 털 없는 원숭이는 초기 원시시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먹기

 

오늘날 가장 건강하고 가장 진보한 사회에서는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의 균형이 잘 유지되고 있으며, 영양을 얻는 방법이 극적으로 변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계속 발전하고 있는 털 없는 원숭이는 먼 옛날 짐승을 사냥하여 먹고 살았던 조상들과 기본적으로 거의 똑같은 식사를 하고 있다.

 

식습관의 변화는 실제적인 변화가 아니라 표면상의 변화일 뿐이다.

 

도시 사냥꾼들은 도시에서 큰 사냥감을 잡아 떼돈 버는 일을 얘기 한다. 그들은 남들과 거래할땐 무자비해진다. 생활비를 번다고 말할 때 우린 집으로 고기를 가져간다(bring home the bacon)’는 표현을 쓴다.

 

도시의 사냥꾼들이 느긋하게 쉬고 싶을때는 여자의 출입이 금지된 나성 전용 클럽에 간다. 청소년들은 남자들로 구성된 폭력단을 조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약탈하는성격을 띤다.

 

학술협회와 사교ㅛ클럽, 친목회, 노동조합, 스포츠클럽, 프리메이슨 집회, 비밀결사에서 10대 폭력단에 이르기까지, 남자만으로 이뤄진 모든 조직에는 사나이의 의리라는 강력한 감정이 존재한다. 여기엔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수반된다. 그들은 뱃지를 달거나 제복을 입는 등 같은 집단에 속해 있다는 걸 알려주는 표지를 몸에 부착한다.

 

이들은 서로 협력했던 고대의 사냥 집단처럼 사나이들끼리 단결해 연대감을 얻는 데 주로 관심을 갖는다. 이런 집단이 성인 남자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기본적인 충동이 아직도 끈질기에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자들이 밖에 나가 남자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남자들끼리 떼 지어 사냥하는 오랜 성향의 현대적 표현이다. 이건 털 없는 원숭이의 걍력한 암수관계처럼 기본적인 성향이고, 그 암수관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발전했다.

 

사냥의 본질적 특징 중 하나는 그게 엄청난 도박이라는 점이다. 원시시대의 사냥이나 취미 사냥과 마찬가지로 도박은 주로 남자들의 활동이고, 사냥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규칙과 의식을 진지하게 지켜야 한다. 사냥하는 남자에겐 도전, 행운, 위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층계급 남자들은 상류계급의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사냥 충동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중산층보다 더 강하게 느낀다.

 

사냥을 떠나 먹이를 먹는 일반적 행동양식의 다음단계로 넘어가면 잡은 사냥감을 죽이는 순간에 다다른다. 이 요소는 사냥의 대용품인 근무와 취미 사냥, 도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취미 사냥에서는 죽이는 행동이 원래대로 이루어지지만, 근무나 도박에선 물리적 폭력이 배제된 상징적 승리의 순간으로 변형된다.

 

어른 세계에서는 사냥감 죽이는 행동이 문화적으로 강력한 억압을 받는다. 이 억압의 하나는 취미 사냥이고 또 하나는 투우라는 구경거리다. 투우는 사냥감을 죽이는 격렬한 행위를 구경하고 대리 만족을 얻기 위해 많은 관중이 모여든다.

 

음식을 뜨거울 때 먹는 이유가 흥미롭다.

사냥감의 체온을 흉내내는데 도움을 준다.

고기를 부드럽게 해서 먹는다.

데우면 음식 맛이 좋아진다.

 

육식 동물은 음식을 게걸스럽게 집어삼켜 뱃손에 채워 넣는다. 원숭이와 유인원은 음식의 다양하고 미묘한 맛에 민감하다. 그들은 음식의 맛을 음미할뿐 아니라 이 맛 저맛으로 끊임없이 이동한다. 음식을 데우고 양념할 때 우린 영장류의 까다로운 입맛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가장 자주 나타나는 전이활동의 형태는 먹는 것이다.

 

우린 육식동물이 됐을 때 두 세계의 장점을 골고루 취했다. 우린 영양가 높은 고기를 먹이에 추가했지만 영장류 시절의 잡식성도 포기하지 않았다.

 

몸손질

 

서로 몸손질을 도와주는 상호 부조 체제의 발전이다. 영장류는 몸손질을 권하는 특별한 신호를 개발했고, 사교를 위한 몸단장 행위는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몸손질을 해줄 원숭이는 받을 원숭이에게 접근해 독특한 얼굴 표정을 지어 몸 손질해주겠다는 의도를 알린다.

 

미소가 영장류의 입맛 다시기를 대신한 건 분명하다. 어른 의 미소는 분명 털손질을 권유하는 대용품이다. 털손질의 대용품은 말의 형태를 가진 발성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무엇 때문에 인간은 우정을 맺고 확인하는 영장류의 전형적인 털손질 대신 몸손질 말하기라는 독특한 대용품을 개발했다. 그 이유는 성적 의미가 머리카락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남녀의 머리 모습은 전혀 다르고, 머리카락이 제2차 성징을 이룬다. 이 땜에 머리카락 손질을 사교적 모임에서 할 수 없게 되면, 털손질 충동을 발산할 수 있는 다른 배출구를 찾게 된다.

 

음성에 의한 정보 말하기. ‘기분 말하기형태다. ‘탐구적 말하기또는 유희적 말하기다. ‘몸손질 말하기.

 

우린 기회주의적 속성을 타고 났기에 문신이나 자기 몸에 원시적인 상처내기는 몸을 꾸미는 과시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피부 손질에서 발전한 게 의학적 치료다. 환자의 증세는 털손질을 유인하는 신호와 똑같은 작용을 해, 의사와 간호사, 약사, 친척과 친구들의 몸손질 행위를 유인한다. 몸손질을 받은 사람은 우호적인 동정심과 보살핌을 불러일으키고 대개는 이것만으로 병이 낫는다.

 

몸손질을 유도하는 질병은 뽀로지다. 특히 씨름 선수나 나체 여배우가 잘 걸린다.